일요일 오전 10시 25분, 석탄 발전소들은 22,176메가와트(MW)를 내고 있었다. 하루 전 같은 시각의 두 배가 넘는다. 그 사이 태양광 출력은 약 2만600MW에서 5,900MW로 줄었다. 나라 전체가 쓴 전기는 오히려 조금 적었는데, 발전소가 맡아야 할 몫은 7,700MW 넘게 늘었다. 저녁 수급은 정상으로 예보됐다. 그래도 가을 낮의 균형이 하늘 하나로 얼마나 크게 흔들리는지 이날 아침이 보여 준다.
기상청은 18일 새벽 북서쪽부터 비가 시작돼 오전에 중부, 오후에 전국으로 번진다고 예보했다.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하는 비다. 전력 화면에는 그 하늘이 그대로 찍혔다. 오전 10시 25분 태양광 세 갈래를 모두 더한 출력은 5,909MW였다. 맑았던 토요일 같은 시각 20,651MW의 3분의 1이 안 된다.
여기서 두 가지 수요를 구분해야 한다. 나라 전체가 쓴 전기(총수요 추정)에는 지붕 위 자가용 태양광과 기업이 직접 계약한 태양광이 맡은 몫이 들어 있다. 발전소가 전력시장에서 맡는 몫(시장수요)은 그 몫을 뺀 나머지다. 일요일 총수요 추정은 토요일보다 약 2,500MW 적었다. 그런데 시장 밖 태양광이 1만MW 넘게 빠지자 시장수요는 46,644MW에서 54,382MW로 뛰었다.
| 오전 10시 25분 | 10월 17일(토) | 10월 18일(일) | 차이 |
|---|---|---|---|
| 태양광 합계(시장+직접계약+자가용) | 20,651MW | 5,909MW | -14,742MW |
| 시장 밖 태양광(추정) | 14,433MW | 4,206MW | -10,227MW |
| 총수요(추정) | 61,078MW | 58,588MW | -2,490MW |
| 시장수요 | 46,644MW | 54,382MW | +7,738MW |
| 석탄 출력 | 10,326MW | 22,176MW | +11,850MW |
| 가스 출력 | 8,552MW | 6,879MW | -1,673MW |
| 원자력 출력 | 20,809MW | 20,817MW | +8MW |
| 저장장치 충전(ESS) | 840MW | 226MW | -614MW |
| 양수 펌핑 | 1,984MW | 1,525MW | -459MW |
| 실시간 공급예비율 | 89.68% | 60.93% | -28.75%p |
5분 주기 순시값이다. 직접계약(PPA)·자가용(BTM) 태양광과 총수요는 공식 계량값이 아닌 추정치다. 실시간 예비율은 그 시각 시장수요를 기준으로 계산돼 저녁 전망 예비율과 다르다.
빈자리는 석탄이 메웠다. 토요일에는 오전 8시 15,114MW이던 석탄 출력이 해가 오르며 10,326MW까지 내려갔다. 일요일에는 새벽부터 2만MW 안팎을 지키다가 9시 반 이후 오히려 올라 22,176MW가 됐다. 가스는 토요일보다 적게 돌았다. 전기를 받아 주던 쪽도 힘을 뺐다. 저장장치 충전과 양수 펌핑이 합쳐 1,000MW 넘게 줄었다. 받아 줄 햇빛 전기가 적었기 때문이다. 석탄은 원래 이 폭으로 움직인다. 8월 29일 낮 12시 24.9GW(기가와트, 1GW는 1,000MW)이던 석탄 가동은 추석 당일 같은 시각 10.5GW였다.
이 장면은 처음이 아니다. 비가 온 10월 13일 화요일 같은 시각에는 석탄 27,105MW, 가스 20,172MW가 돌았다. 맑아진 다음 날에는 각각 15,061MW, 9,531MW로 내려갔다. 시장 밖 태양광은 2,948MW에서 15,973MW로 늘었다. 하루 사이 날씨가 바뀌면 화력 출력이 1만MW 단위로 오르내린다.
구름이 계산을 뒤집은 일은 추석에도 있었다. 전력거래소는 추석 당일 낮 시장 최소수요를 33.1GW로 예상하고 출력제어를 준비했다. 실제로는 구름이 많아 태양광이 줄고 기온이 올라 오전 10시 45.3GW에 그쳤고, 출력제어 없이 넘겼다. 그래서 날씨 예측이 곧 수급 예측이 됐다. 전력거래소는 위성 구름 영상으로 태양광을 내다보는 시스템을 쓴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9월 29일부터 일사량·바람 예측을 1시간 단위로, 최대 5일 앞까지 내놓고 있다.
지난 일요일과 견주면 차이가 더 선명하다. 10월 11일 오전 10시 25분 시장수요는 44,443MW였고 총수요와의 차이, 곧 시장 밖 태양광 몫은 11,580MW였다. 18일에는 총수요가 2,565MW 많을 뿐인데 시장수요는 9,939MW 많다. 18일 0시부터 10시 25분까지 시장수요가 가장 낮았던 때는 새벽 3시 55분의 49,195MW다. 11일에는 한낮 시장수요가 44,143MW까지 내려갔다.
해가 지는 저녁 6~7시에는 태양광이 거의 빠지므로 오전의 날씨 차이가 저녁 균형을 크게 바꾸지 않는다. 전력거래소는 이 시간 최대전력을 61,700MW로 예상했다. 남는 전력(공급예비력)은 26,986MW, 비율로 43.7%다. 토요일 아침 전망보다 수요는 600MW, 공급능력은 1,370MW 낮게 잡혀 예비력이 770MW 줄었다.
| 아침 전망 | 10월 11일(일) | 10월 17일(토) | 10월 18일(일) |
|---|---|---|---|
| 최대전력(18~19시) | 61,800MW | 62,300MW | 61,700MW |
| 공급능력(계산) | 88,357MW | 90,056MW | |
| 공급예비력 | 26,557MW | 27,756MW | 26,986MW |
| 공급예비율 | 43.0% | 44.6% | 43.7% |
| 운영예비력 | 11,791MW(19.1%) | 10,872MW(17.5%) | 10,697MW(17.3%) |
공급능력 전망은 최대전력 전망과 공급예비력 전망을 더한 값이다. 운영예비력은 그 시각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여유로, 4,500MW 밑으로 내려가면 '관심' 단계가 발령된다.
지난 일요일과 수요 전망은 100MW 차이로 거의 같다. 공급예비력도 429MW 많다. 다만 곧바로 대응에 쓸 수 있는 운영예비력은 1,094MW 적다. 그래도 '관심' 단계 기준선까지는 약 6,200MW가 남는다.
17일 실제 최대전력은 저녁 7시 62,679MW였다. 아침 전망보다 379MW 많았다. 실제 공급능력은 89,662MW로 전망보다 394MW 적었다. 두 차이가 겹쳐 공급예비력은 26,983MW, 예비율은 43%로 끝났다. 전망 44.6%보다 1.6%포인트 낮다. 실제 수요가 아침 전망을 넘은 것은 15일부터 사흘째다.
| 10월 17일(토) | 아침 전망 | 확정실적 | 차이 |
|---|---|---|---|
| 최대전력 | 62,300MW | 62,679MW(19시) | +379MW |
| 공급능력 | 90,056MW | 89,662MW | -394MW |
| 공급예비력 | 27,756MW | 26,983MW | -773MW |
| 공급예비율 | 44.6% | 43% | -1.6%p |
| 최소전력 | 해당 없음 | 44,981MW(13시) | 해당 없음 |
한 주 전 토요일보다는 여유가 넓었다. 10월 10일과 견주면 최대전력은 67MW 차이로 같았고 공급능력이 1,099MW 많아 예비율이 41.4%에서 43%로 올랐다. 낮 최소전력 44,981MW도 같은 오후 1시에 나왔다. 하루 최대와 최소의 차이는 약 17,700MW다.
원전은 그대로다. 한국수력원자력 운영 화면은 18일 오전 26기 중 19기 운전, 합계 20,801MW를 표시했다. 17일보다 2MW 많다. 고리 3·4호기는 계속운전 준비 정비 중이다.
정부는 11월 15일까지를 가을철 전력수급 안정화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석탄 운영 축소와 저장장치 충전시간 조정을 내걸었다. 전기가 남아도는 맑은 주말 낮을 넘기기 위한 조치다. 당국의 대응 순서도 석탄 운영을 먼저 줄이고, 낮 수요를 만들고, 그래도 남으면 출력을 제어하는 차례다. 18일 아침은 반대였다. 햇빛이 모자라자 석탄이 출력을 올려 발전소 몫을 채웠다. 남는 전기를 걱정하던 낮이 하루 만에 화력이 받쳐야 하는 낮으로 바뀐 것이다.
비는 중부에서 18일 밤, 남부와 제주에서 19일 오전까지 이어진다는 예보다. 21일 전후로는 찬 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떨어질 전망이다. 다음 주 평일의 확인점은 둘이다. 맑은 날이 돌아오면 낮 시장수요가 얼마나 다시 내려가는지, 그리고 지난 3주 동안 목·금요일마다 주간계획에 못 미쳤던 공급능력이 새 주에도 같은 길을 가는지다. 18일 조회한 주간계획 화면은 아직 10월 12~16일 값만 보여 준다.